
첫 직장이 비요가 된다는 것은
합류 결정, 예상과 고민 사이
제가 이 팀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지호님의 제안이었습니다. 원래도 스타트업 인턴을 고려하던 시기였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죠. 특히 제가 관심있어하던 ‘굿즈’ 관련 일이라는 점, 그리고 처음이지만 한번쯤 해보고 싶었던 ‘그로스 마케팅’ 업무라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빠릿빠릿하게 몸을 굴리면서 현업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이 가장 기대됐어요. 진짜 돈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걱정도 많았어요. 학생회 활동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과연 양쪽 모두에 충실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더불어, 이미 친분 있는 사람들이 있는 팀에 들어가는 것도 어떤 의미로는 부담이었어요. ‘사내에서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첫날, 어색함으로 시작된 하루
첫 출근날을 요약하자면, "긴장과 모호"이었어요. 회의 때 ‘주간 회고’라는 생소한 문화를 처음 접했습니다. 첫날인 저는 당연히 아무것도 적을게 없었고, 있어도 무엇을 적어야 할지 감도 안 잡히더라고요.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정말 이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괜한 걱정도 들었어요. 그리고 명확히 '이 시점부터 온보딩이 된거다!'하는 기준이 없다보니까, 초반에는 내가 완전히 합류가 된건지 아닌지 헷갈려서 한동안 긴장 상태에 있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모두 너무 친절하셨기에 그리 과하게 긴장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면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을 텐데, 그게 조금 아쉽습니다.

한 켠에서 시작한 업무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공간에 비해 꽤 커다란 화이트보드와 거기에 적혀 있던 여행지 이름들이었어요. 팀원분들이 가고 싶은 곳이었나 했는데, 알고보니까 MBTI별 추천 여행지더라고요?
첫 업무 환경은 다소 불편했지만, 오히려 그래서 마음은 편했던 것 같아요. 처음 몇 주간은 테이블 한 켠에서 멀티탭도 없이 업무를 했어요. 의자를 좀 옆으로 당기고 싶었지만 난방기 줄이 걸려서 살짝 불편한 자세가 되었는데, 괜히 이것저것 움직였다가 사고칠까봐 그대로 업무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보면 약간 처량한 신세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당시에는 오히려 책상 하나를 받는게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딱히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기도 했고? 그래서 거기에 딱 노트북과 마우스만 올려두고 업무를 했어요.
그리고 인상 깊었던 건 온보딩 기념으로 받은 스티커였어요. 합류하고 시간이 좀 지나서 받았는데, 조용히 건네주신 그 스티커 봉투가 모호함에 쌓여있던 저에게 주신 임명장 같은 느낌이었달까...
제 책상이 생긴 후에는 OA신청 마음껏 하라고 하셔서 노트북 거치대, 키보드, 모니터 받침, 충전기 등등 신청했는데 지금도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요에서 실제로 제가 하게된 업무들이 제가 기대하던 그대로여서 좋았습니다. 경영학부 수업을 들을 때처럼 책상 앞에 앉아서 기획만 하는게 아니라, 직접 발로 뛰면서 공장도 다녀왔다가, 고객사도 다녀왔다가, 포스터도 붙이러 다녀도 보고, 메타와 구글 광고도 처음부터 설계해서 돌려보고, ... 몸은 힘든데 짜릿한 기분이었죠.

낯선 툴, 낯선 구조…
Jira는 저에게 정말 낯설고 무서운 툴이었어요. 네모네모한 칸들이 빼곡히 박혀있는데 왜 화면이 저렇게 구성된건지 모르니까 함부로 건들기도 어려웠어요. 백로그 등록하는 것도 어떤 느낌으로 작성해야하는지 몰라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ㅜㅠ.
‘스크럼마스터’라는 역할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건지 한동안은 이해가 안 됐어요. 그리고 회의에서 그 스크럼마스터의 결정권이 대표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는 점도 처음에는 잘 와닿지 않았어요. (심지어 그 스크럼마스터를 랜덤으로 뽑는다고요?) 스크럼마스터가 다른 업무도 하면서 책임질 일을 하나 더 맡으면 다른 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하나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유빈님께서 팀 노션 페이지에 정리해주신 연혁과 온보딩 시 필요한 용어 정리 등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애자일 조직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읽어봤던 기억이 납니다. 팀 설명 말고도 워크샵 후기 같이 되게 많은 내용들이 적혀있어서 하나하나 읽어보는게 재밌었습니다. 지호님이 계속 제가 작성한 백로그를 리뷰해주시고, 1:1로 많이 붙어서 업무를 가이드 해주셔서 든든했습니다. 덕분에 이제는 지라도 큰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원래 학회를 같이하고 있던 송언님이 있어서 그나마 초반에 마음이 편했던 것 같습니다. 회의실 가러 이동할 때 마주치면 저한테 피식 웃음을 날리던 기억이 나네요.
익명 회고에서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를 따지지 않는 문화도 신기했어요. ‘이게 되네 이게 진짜 수평적인 조직이구나’ 하고 놀라움을 느꼈어요. 저는 위계질서는 그대로 수직적이면서 영어 닉네임으로 부르기만 하면 수평적인 문화라고 자찬하는 조직들을 정말 부정적으로 봤거든요.

기억에 남는 팀 문화?
매주 수요일, 외부 손님과 함께하는 저녁 회식이 기억에 남아요. 첫 회식 장소는 삼겹살집 ‘고냉지’였는데,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도 지운님께서 말을 많이 걸어주셨는데, 긴장감 반 감사함 반으로 대답했던 것 같네요. 팀원들이랑 다같이 한번 더 가보고 싶어요.
그리고 ‘컬쳐데이’ 활동은 정말 최고의 복지 중 하나였습니다. 매달 한번씩 컬쳐데이라고 문화행사를 팀원들과 함께 하는데, 지친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평소 운동을 잘 안 하는 저도 풋살에 참여해 땀 흘리며 웃고 드러눕고… 다음날엔 온몸이 쑤셨지만, 진짜 살아있는 느낌이었어요. 확실히 운동해서 땀을 내니까 기분전환도 많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아직도 개인 운동은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3월에 온보딩을 했는데, 뒤돌아보니까 벌써 7월말이네요..
아직도 배울게 많지만, 이제는 비요다움을 제가 아니라 세상에 펼쳐 보이기 위해서
어색함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마음으로 업무에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 심심하신 분들을 위한 콘텐츠!
이 세가지 원단의 색상의 차이를 표현하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