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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쉰다는 건 가능할까? – 2주간 워케이션 실험기(하)

이상과 현실 사이의 틈, 그래서 진짜 일하면서 쉴 수 있었냐고요?

인트로

워케이션 실험기를 적으며 한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워케이션의 특성상 일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밸런스를 어떻게 잡으면 좋을까요? 흠.. 이런 고민을 하며 워케이션 실험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레쓰고


이번 워케이션에서는 인생에서 처음하는 시도들이 몇가지 있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로 떠나면서 있었습니다. 바로 '도심공항'입니다. 도심공항 타보신 분 계신가요? 저는 매번 생각만 하고 한번도 시도를 못해봤었거든요. 너무 궁금했습니다. 마침 집이 서울역과 가깝기도 했고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도심공항 후기들을 보니 최근 인천공항의 출국 심사가 너무 길어지면서 도심공항의 인기도 함께 높아졌다는 글이 많더라구요. 여유 부리려고 가는 도심공항인데 사람이 많으면 골치 아플 수 있으니 더욱 여유 시간을 가지고 서울역으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수속부터 출국 심사까지 단 10분 걸렸습니다.. 여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아무도 없더군요. 아무튼 날짜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기는 하지만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공항에서 캐리어 안끌고 다니니 너무 좋더라구요. 강추하고 싶어서 적었습니다.


예상 대기시간 팻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무도 없었다


본격적인 워케이션의 시작!

'그런데 워케이션 어케하는거임?'


워케이션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걸까요? Work + Vacation 이니깐 말 그대로라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여행을 하면 되는 걸까요? 아니면 평일엔 일하고 주말엔 여행을? 도무지 감이 잡히지를 않았습니다.


머릿속엔 이상적인 그림이 있긴 했었죠. 아침에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에서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고, 카페 테라스에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노트북을 열고, 일도 여행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하루를 보내는 그런 장면.


그런데 중요한 걸 깜빡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한국에서도 해본 적이 없어요..


어떻게 일정을 짜야 할지, 하루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일과 쉼의 경계는 어디까지 허용해도 되는지, 이 모든 게 처음이었고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고요. 무엇보다 각 지역마다 가보고 싶었던 곳도 있고, 또 동시에 일을 할 시간도 확보를 해야하니 시간을 여유롭게 확보하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여행 스타일 자체가 타이트한 계획을 가지고 많은 곳을 여행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요(상편을 보셨다면 이미 아시겠지만..).


그리고 갑작스러운 업무들로 인해서 여행 자체에 집중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공급사에서 약속한 생산일이 어그러졌고, 그 여파로 저희가 고객사에 전달한 납품 일정이 뒤틀리게 되는 일이 발생했거든요. 한국에 있는 팀원이 직접 공장을 방문해서 상황을 조율하고, 저는 현지에서 공급사 대표님, 고객사 담당자와 통화를 이어갔습니다(국제 전화 요금이 이렇게 비싼건줄 처음 알았습니다).


그렇다보니 박물관에 가서도 로비에서 한 시간째 전화기를 붙들고 씨름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뒤늦게 남은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밥 때를 놓치기 일수였습니다. 더군다나 자카르타의 매우 덥고 습한 날씨는 몇 분만 걸어도 쉽게 지치게 만들었고, 도로는 언제나 심각한 교통체증의 연속이었습니다. 일과 여행의 균형은 무엇인지 고민할 새도 없이 정신 없이 흘러가는 시간들의 연속이었죠.


그렇게 처음 며칠간은 워케이션이니까 일도 하고, 여행지도 다니기는 하는데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게, 생각했던 그림과 정반대인채로 얼렁뚱땅 시계가 흘러갔습니다.

전화는 1시간, 관람은 30분
인도네시아 대부분의 도로는 매우 어수선합니다
세계로 나아가는 '더 고소한 김'


워케이션은 어려워!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보니 다음 지역인 '반둥'으로 넘어갈 날짜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미 자카르타에서 열심히 기가 빨린 상태였었기 때문에 소도시인 반둥에서는 조금 더 여유롭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며 기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둥에서 역시도 생각했었던 워케이션과는 거리가 멀었었습니다. 가보고 싶었던 화산을 가는 길은 왕복 2차선의 길 하나 뿐이었는데 그 길 역시도 매우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구글맵상 3시간 거리를 5시간은 넘게 걸려야 도착하고는 했었습니다. 그렇게 일정을 마치고 시내로 복귀를 하면은 노트북을 펴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서 들어가서 침대에 쓰러져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오늘만 쉬고 내일 제대로 일 한다...'는 생각이 머릿 속에 가득했고 그 생각은 며칠을 더 가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자카르타에서 이런 저런 일들로 치인 탓에 반둥에서는 조금 더 쉬어야겠다는 보상심리가 높아졌었고 조금이라도 시간적, 체력적 여유가 생기면 그저 밖을 구경하며 다니기 일쑤였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거리를 다니면서도, 카페에 앉아 쉬면서도 내가 지금 '워케이션'을 하러 온 것인데 이렇게 놀러 다니기만 해도 되는걸까?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함께 했었습니다.


띰짱님~ 알람 끄는거 무서워요~



결국, '쉼'에도, '일'에도,

그 무엇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을 하지 못한 채 전체 휴가 일정의 30%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반둥 숙소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 평화로웠다
반둥 지역에 있는 활화산, 유황냄새가 그리 강하지는 않았다
관광객 많은 거리가 싫어서 발길 닿는 곳으로 들어갔던 골목에서 본 모습
건너편의 노트북을 보며 '나도 일을 해야하는데..' 하고 머리가 복잡해졌었다


이제 발리로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정이 길어서 그랬을까요? 아직 뭐 제대로 해본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시간을 소중히 쓰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회사에 다녔을 때처럼 주어진 휴가를 의무처럼 당연히 쓴 휴가가 아닌, 모든 팀원들이 배려해 준 시간인데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발리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기다리며 스프린트 회고 회의를 원격으로 참석했었는데요. 참고로 저희 팀은 매주 수요일 한 주간의 스프린트 회고를 하고, 다음 스프린트를 위한 플래닝 포커를 진행합니다. 비록 팀원들의 얼굴을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목소리들을 들으니 무척이나 반갑더군요..ㅠㅠ 작년에도 실리콘밸리 방문을 위해 열흘 정도 떠나기도 했었는데 유독 이번에는 반가운 마음이 컸었습니다. 비록, 수천킬로미터 멀리에 있었지만 함께 한 주간의 회고를 함께 하고 나니 팀원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함께 있는 것만 같아서 더욱 기뻤습니다.


플래닝 포커까지 하기에는 비행기 시간이 애매해서 그렇게 뒤로한 채, 비행기를 탑승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시간여의 비행 시간 동안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의미를 다시금 더듬기 시작했었습니다. 여전히 일과 휴식의 적절한 밸런스가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행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항 라운지에서 조우한 팀원들의 모습,,


나만의 리듬을 찾아서


발리에서의 첫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자카르타와 발리는 시간대가 다르다는 것이에요. 그 덕분에 자카르타에서와 동일한 시간에 눈을 떴는데도 현지 시간으론 1시간 일찍 일어난 셈이 되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평소보다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일찍 눈을 뜬 김에 아침을 챙겨 먹었고, 아침을 먹고 나니 몸을 좀 더 움직이고 싶어져 숙소에 있는 헬스장에 가기 시작했어요. 거창한 운동은 아니었지만, 가볍게 땀을 내니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건강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라 훨씬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차피 몸이 땀으로 젖은 김에 운동을 마치고 숙소 수영장에 들러 땀을 식혔습니다.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제서야 ‘아, 나 지금 좀 쉬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수영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나니, 몸도 마음도 간만에 산뜻해졌습니다.


그리고 나서 노트북을 챙겨 들고 숙소 로비이든, 숙소 앞 작은 카페이든 와이파이가 되는 공간을 찾아 자리를 잡고, 매일 오전에 진행되는 팀 스탠드업 미팅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해야 할 업무들에 하나씩 집중해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우연히도 그러한 하루가, 워케이션의 리듬을 바꾸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발리섬의 많은 사람들은 힌두교를 믿는다고 합니다
상상하던 그림과 제일 흡사한(?) 모습



이후로도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라도 밥을 챙겨 먹고, 운동을 하며 몸을 깨우고, 가볍게 수영을 하며 하루를 정돈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루틴을 초석으로 삼아 오전에 집중해서 일을 처리할 수 있었고, 업무 리스트를 보며 빠르게 끝낼 수 있는 일과 시간이 좀 더 걸리는 일들을 구분해 스스로 시간을 분배하는 감각도 조금씩 생겨났습니다.


오전과 점심까지는 비교적 일정한 템포로 일했고, 점심시간이 되면 근처 식당에 들러 한 끼를 챙겼어요. 그리고 오후는 조금 더 유동적으로 활용했습니다. 남은 업무가 있을 때는 카페나 숙소에서 조용히 노트북을 다시 열었고, 여유가 생긴 날에는 가보고 싶었던 장소들을 하나씩 들렀습니다.


여행지에 다녀온 날에는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저녁을 먹고,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업무가 있다면 잠깐씩 집중해서 정리를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정리될 무렵이면 몸은 피곤했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훨씬 가벼웠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루틴이 생기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이게 내 방식의 워케이션이 될 수 있겠구나’ 싶은 감각이 그때부터 비로소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유빈님과 허들 하고있는 모습



나의 워케이션 루틴

*절대적으로 지킨 것은 아니지만 이 루틴을 베이스로 움직였다.


08:00 - 기상, 아침 먹기

08:40 - 헬스, 1시간 정도

09:40 - 수영, 수영은 10분 멍때리는게 30분

10:20 -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오전 업무 시작

11:15 - 데일리 스탠드업 미팅 참석

11:30 - 숙소 로비나 근처 카페 방문해서 업무 시작

13:00 - 점심 먹기

14:00 -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이동, 없으면 근처 구경하다가 카페로 이동해서 업무

19:00 - 노을 보기, 저녁 먹기

20:00 - Jira 업데이트, 팀원들 업무 살펴보기, 남은 업무 살펴보기, 이후 자유시간


루틴의 핵심은 일정한 패턴으로 몸을 움직이며 몸과 마음의 상태를 일정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실제로 미국 듀크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일상적인 습관이 정서 안정과 집중력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우리가 ‘루틴이 생겼다’고 느낄 때, 뇌는 에너지를 덜 소모하면서도더 효율적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된다고 하더라고요(Verplanken & Wood, 2006).


무엇보다 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일상에서 일정한 패턴 또는 계획을 수립하여 움직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저에게 '루틴을 지켜야만 해'라는 의무감은 쉽게 피로를 느끼고 지속 가능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요. 하지만, '내가 여유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적절한 일의 균형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오는 만족감은 자발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자연스러운 과정이 되었습니다.




혼자 래프팅 타러 갔습니다 인싸 외국인들과 즐거웠습니다 참고로 저는 MBTI 'I' 입니다


한번 운동을 하기 시작하니까 왠지 계속 하게 되는 매직


물론, 매일매일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긴 합니다. 어쩔 때는 간단히 확인만 하고 아침부터 시작되는 투어 참여에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적도 있었기도 합니다. 그래도 마냥 불안하지만은 않았습니다. 나에게 맞는 방식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고, 오늘 쉬는 것에 집중한다고 내일도 대책없이 쉬기만 하는 것은 아니란걸 믿을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완벽하기만한 시간들도 아니었기는 합니다. 업무를 꼼꼼하게 챙긴다고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놓쳤던 것들이 분명 존재하였고, 떠나기 전 가져갔었던 커다란 질문들에 대해 명확히 답을 가지고 오지 못하기도 하였거든요.


그렇다면 이번 워케이션 실험을 통해 제가 얻은 것과, 놓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실험의 핵심은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 뒤에 참이었던 것과 그렇지 않았던 것, 그리고 그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실험기의 마지막은 그러한 내용으로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영장에서 일하면 장점: 일하다가 수영 가능, 단점: 장점 빼고 대부분
아름다웠던 마지막 날 발리에서의 해변


워케이션 실험의 가설과 검증


📌 가설 1 업무와 여행은 물리적으로 분리만 잘 하면, 일정 내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다.

검증 결과 부분적으로만 맞았습니다. 물리적 분리는 가능했지만, 심리적·정서적 분리는 훨씬 어려웠습니다. 자카르타와 반둥에서는 예상치 못한 업무 변수와 도시 환경(더위, 교통 체증 등)으로 인해 여행지에서도 머릿속은 온통 일 생각뿐이었고, 결국 어느 쪽에도 몰입하지 못한 시간들이 반복됐습니다.

분석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균형 잡힌 하루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사전 시뮬레이션과 준비 부족이 컸습니다. ‘출국 전에 업무 마무리를 하자’는 다짐만으로는 부족했고, 실제로 하루 단위의 루틴 없이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하루를 통째로 흘려보내기 일쑤였습니다.

인사이트 워케이션의 핵심은 공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의 경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설계는 '즉흥'보다 '습관화된 패턴'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도요.


📌 가설 2 새로운 공간에서라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워크 리듬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검증 결과 초반엔 틀렸고, 후반에 와서야 비로소 맞아졌습니다. 발리에서 시작된 루틴(기상 → 운동 → 수영 → 스탠드업 미팅 → 업무 집중 → 여행 or 업무 정리)의 경험은 처음으로 ‘하루에 집중하며 일과 쉼 모두를 책임질 수 있는 리듬’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분석 루틴이 없던 삶에 갑자기 루틴을 넣으려 했던 것이 아니라, 아주 가벼운 한 동작(예: 조식 챙겨먹기, 헬스장 들르기)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됐던 점이 주효했습니다. 이 작은 시작이 하루의 구조를 정돈하고 업무 몰입의 기반이 되어주었습니다.

인사이트 루틴은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가 없고, “내가 나를 위한 시간을 잘 썼다”는 만족감이 다음 행동을 이끌어주는 핵심 동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스스로 일과 쉼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감각’ 자체가 주는 안정감은 꽤 컸습니다.


📌 가설 3 워케이션에서도 기존 업무를 무리 없이 병행할 수 있을 것이다.

검증 결과 부분적으로만 맞았습니다.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했지만, 팀원이 현장에서 뛰어야 했던 생산 지연 상황, 한국과의 시차 문제, 예측 불가능한 일정 변화 등은 예상보다 부담이 컸습니다.

분석 정보의 비대칭과 시차, 그리고 워케이션 중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이 일부 업무에서는 효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또한 '내가 없더라도 시스템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체계'가 완전히 마련되지 않았던 점도 확인했습니다.

인사이트 장기적인 워케이션 또는 디지털 노마드 환경을 고려한다면, 팀이 함께 움직이거나, 혹은 시스템이 분산형으로 설계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개인의 체력뿐 아니라 팀의 구조와 커뮤니케이션 체계도 함께 진화해야만 가능한 모델이라는 걸 배웠습니다.


귀여워 보이지만 상당히 난폭한 원숭이 친구들
왠지 처량해보인다

마무리하며

완벽한 성공은 아니었지만, ‘처음 해보는 워케이션’을 통해 무엇이 필요했고, 무엇을 놓쳤고, 무엇을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지를 분명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이번 실험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모든 팀의 이야기가 다르고, 각자만의 색깔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떠한 방식이 정답이라 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래도 저의 부족한 실험기가 여러분들에게 더욱 걸맞는 색깔의 문화로 자리 잡아 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요팀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팀들이 'be yourself' 할 수 있도록 함께 하겠습니다 ;)



에필로그(사진 모음)

평화롭고 아름다웠던 해변, 이름은 까먹음
그 속에서의 한 장면
발리의 날씨는 대부분 점심까지 날이 맑다가 오후 넘어가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붓은 자연 친화적이고 좋은데 정말 심하게 차가 많다. 아니 발리 대부분 지역이 다 그렇다
깨워서 하나 사줘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지나갔는데 마음에 걸린다
우붓 시내의 전경
저는 광활한 자연을 좋아합니다
정말 신기한 지형, 인공적으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은 내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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